중증근무력증이란?
중증근무력증(重症筋無力症)은 근력 약화와 근육 피로가 특징인 비교적 드문 질환인데 원래 병명은 myasthenia gravis이다. 어원으로 볼 때 ‘my-‘는 근(육)을, ‘asthenia’는 weakness(약함)을, 그리고 “gravis”는 grave(위중)를 의미한다. 의학에서 이 병명을 처음 사용한 시기는 1895년인데 마땅한 치료법이 없었던 당시에는 이 병에 의해서 사망하는 환자가 많았기 때문에 병명에 ‘gravis’라는 단어를 포함하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20세기 이후 이 병에 관한 의학 지식이 축적되고 치료 기술이 크게 발전하면서 최근에는 이 병에 의해서 사망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고, 또한 치료를 잘 하면 대부분 환자가 정상 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질병 개념이 바뀌었는데도 사람들은 단순히 병명에 “중증 (gravis)”이라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 때문에 흔히 이 병이 치료가 잘 안 되고 쉽게 사망할 수 있는 위중한 질환이라고 오해한다. 이런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 일부 학자는 ‘gravis’ 대신 ‘levior (light, 가볍다는 뜻의 라틴어)’를 사용하자고 하였지만 질병 경과가 항상 양호한 것도 아니고, 관습적으로 오랫동안 사용하였다는 점에서 병명의 고유명사로 계속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즉 중증근무력증은 현재 더 이상 ‘중증’이 아니다.
중증근무력증의 원인은?
중증근무력증에서는 신경근육접합부(neuromuscular junction; NMJ) 기능 장애 때문에 근력 약화와 근육 피로가 나타난다. NMJ는 말초 운동 신경과 근육이 연결되는 특수 구조(시냅스)로서 여기를 통해서 신경의 명령(활동전위)이 근육으로 전달된다(그림 1). 이 전달 과정에는 신경 말단에서 배출되는 아세틸콜린(acetylcholine; ACh)이라는 화학 물질과 근육막의 운동종판에 모여있는 아세틸콜린 수용체(acetylcholine receptor; AChR)가 필요한데, 신경 말단에서 ACh 배출량이 줄거나 종판 AChR의 수가 감소하면 신경의 명령이 근육으로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 중증근무력증은 시냅스주름이 얕고 단순하게 변하면서 표면적이 줄어들어서 종판 AChR 숫자가 감소하는 병인데 이 구조적인 변화는 많은 연구 결과 자가 항체에 의한 면역학적 손상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중증근무력증 환자의 혈청에서는 아세틸콜린 수용체에 대한 항체(anti-AChR antibody; AChR-ab)를 비롯한 여러 자가 항체가 발견되는데 특히 AChR-ab와 AChR가 결합하면 복잡한 면역학적 기전을 거치면서 종판의 시냅스주름 구조가 손상을 받는다. 그러나 자가 항체가 나타나는 근본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자가 항체가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간혹 있으므로 방면에 관해서는 계속 연구가 필요하다.
중증근무력증의 증상은?
중증근무력증은 수의근(隨意筋;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는 근육)이 약해 지는 병인데 피곤하면 심해 지고 쉬면 호전된다는 특징이 있다. 근력 약화가 나타나는 부위는 환자에 따라 다르며 처음에는 국소적이었다가 전신으로 진행할 수도 있고 몇 년 이상 장기간 일정 부위(주로 눈)에서만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증상의 심한 정도도 일정하지 않아서 저절로 심해졌다가 좋아지는 등의 기복을 보인다. 질병의 진행 경과도 매우 다양해서 증상이 점점 심해지면서 침범 부위가 넓어지기도 하고, 가끔 증상이 재발하는 경우도 있으며, 드물게는 저절로 모든 증상이 없어지기도 한다. 중증근무력증에서 나타나는 임상 증상의 양상과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눈 증상
중증근무력증에서 가장 흔하게 먼저 나타나는 증상이 눈꺼풀 처짐과 복시(겹보임)이다. 보통 이 증상은 오후 피곤할 때, 그리고 장시간 운전을 하거나 TV 혹은 컴퓨터 화면을 볼 때 심해지고 막 잠에서 깨어난 아침이나 눈을 감고 쉰 다음에는 일시적으로 호전된다. 눈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 약 1분 가량 계속 위로 쳐다 보게 하거나 옆을 보게 하면 눈꺼풀 처짐이나 복시(혹은 사시)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그림 2). 눈꺼풀 처짐은 대부분 비대칭적이고 양쪽 눈에서 교대로 나타나기도 한다. 복시는 대부분 상하좌우 혹은 대각선으로 둘로 보인다고 하지만 가끔 초점이 맞지 않거나 눈이 흐릿해 진다는 환자도 있다. 복시가 애매한 경우에는 한쪽 눈을 가리고 물건을 보게 하면 그 성격을 확인할 수 있다. 양쪽 눈으로 볼 때 보다 한쪽 눈으로 볼 때 물건이 더 또렷하게 보인다면 안구운동장애에 의한 복시로 중증근무력증일 가능성이 있고, 한쪽 눈으로 보는데도 계속 흐리게 보이거나 둘 또는 그 이상 보인다고 하면 눈 자체의 시력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다. 눈꺼풀 처짐과 안구운동장애는 둘 다 한쪽 눈에서 나타날 수도 있고 한쪽 눈에서는 눈꺼풀 처짐이, 그리고 다른 한쪽 눈에서는 안구운동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몇 년 이상 장기간 신체 다른 부위는 전혀 침범하지 않고 눈 증상만 있는 경우를 안형 중증근무력증이라고 한다.
2. 연수 증상 (구마비)
중증근무력증에서 눈 다음으로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 발음 및 발성 장애와 콧소리, 그리고 삼킴 장애 등의 연수 마비 증상이다. 이런 환자는 딱딱한 음식을 오래 씹기 어렵고 눈을 꽉 감지 못하면서 웃을 때 얼굴 모습이 어색하다. 또한 오랫동안 말을 계속하거나 음식을 오래 씹으면 증상이 점점 심해진다. 연수 증상은 환자 마다 달라서 발음 장애나 삼킴 장애만 뚜렷할 수도 있고 눈을 감지 못하는 증상이 뚜렷한 경우(그림 3)도 있다. 삼킴 장애가 심하면 식사할 때 코로 음식이 올라오고 자주 사래가 들어 음식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기 때문에 체중도 감소한다. 연수 마비가 있는 환자는 대부분 눈 증상도 같이 있기 때문에 중증근무력증을 쉽게 의심할 수 있지만 연수 증상이 먼저 나타나거나 이 증상만 현저할 때는 흔히 진단이 지연되거나 다른 병과 혼동할 수도 있다. .
3. 팔다리와 몸통 증상
대부분 중증근무력증 환자는 발병 초기에 눈 증상이나 연수 증상이 나타나고 병이 진행하면서 팔다리와 몸통에서 근력 약화가 나타난다. 그러나 처음부터 팔다리나 목의 힘이 약하다는 환자도 드물지 않은데 이런 경우 흔히 중증근무력증이 아닌 다른 병으로 착각할 수 있다. 팔다리 근력 약화는 대부분 몸통에서 가까운 근육에서 더 심한 경향이 있어서 흔히 머리 빗기나 칫솔질을 계속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잠시 쉬었다가 다시 하게 된다. 계단을 오를 때도 다리 힘이 약해서 난간을 잡고 올라가거나 자주 쉬어야 하는데 힘이 많이 약할 때는 계단을 내려 가다 쓰러져서 다치기도 한다. 몸통 근력이 약해지면 누웠다가 혼자 일어나기가 힘들고 고개를 들거나 젖히기도 힘들어진다. 드물지만 괄약근이 약해서 소변이나 대변을 흘리는 환자도 있다. 다른 증상과 마찬가지로 몸통과 팔다리 증상 역시 나타나는 부위와 증상의 정도가 환자마다 다르다.
4. 중증근무력증 위기
중증근무력증 위기는 증상이 심해서 기관에 삽관을 하고 기계적인 인공 호흡을 해야 하는 상태를 말하는데 전신 증상이 현저한 환자에서 감염이나 흡입성 폐염, 수술, 스테로이드 치료 등 다양한 요인과 관련되어서 나타난다. 중증근무력증에서 “중증” 이란 단어를 사용하게 된 이유도 19세기 말경에는 기계적 인공호흡 치료법이 없어서 많은 환자가 사망하였기 때문이다. 위기에서의 사망률은 20세기 중반 기관삽관 및 기계적 인공호흡 치료법이 도입되고 항생제의 개발로 기계적 인공호흡의 합병증인 세균성 감염도 치료할 수 있게 되면서 급격히 감소하였다. 더욱이 최근에는 혈장교환술(plasma exchange; PE)과 사람면역글로불린 정맥 투여(intravenous human immunoglobulin injection; IVIG)로 호흡 마비까지 진행하는 경우가 줄었고 호흡 마비 기간도 짧아져 장시간 기계적 인공 호흡에 따른 합병증도 현저히 감소하였다.
중증근무력증의 진단은?
중증근무력증의 특징적인 증상은 근력 약화와 피로인데 이 증상은 여러 신경과 근육 질환에서도 흔히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중증근무력증이 의심되면 다음과 같은 검사로 진단을 확인해야 한다.
1. 약물 검사와 얼음물 팩 검사
중증근무력증은 아세틸콜린 분해 효소 기능을 억제하면 일시적으로 증상이 호전되는데 이 현상을 진단에 이용하는 진단 검사가 약물 검사와 얼음물팩 검사이다. 약물 검사에서 사용하는 약은 작용 시간이 짧은 항콜린에스테라제(anticholinesterase; ACE)인 텐실론과 네오스티그민인데 우리나라에서는 텐실론을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주로 네오스티그민을 이용한다. 약물 검사를 할 때는 ACE의 부작용(구토, 복통, 설사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 아트로핀을 먼저 주사한 다음 네오스티그민을 투여한다. 투약 용량은 환자의 연령과 체중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성인에서는 1.0-1.5 mg(2-3 앰플)을 주사하고 10-15 분 간격으로 한 시간 동안 증상의 변화를 관찰하는데 중증근무력증에서는 대부분 20-30분 후 증상이 확실하게 호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그림 4). 네오스티그민의 부작용으로 약간의 복통이 흔히 나타나지만 대부분 1-2 시간 안에 없어진다. 그러나 증상이 아주 경미한 중증근무력증 환자나 근육특이티로신활성효소에 대한 항체(muscle specific tyrosine kinase antibody; MuSK-ab) 양성 환자에서는 심한 복통 및 설사와 함께 입 주위 근육이 조이면서 팔다리 근육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중증근무력증에서는 근육을 차게 하여도 아세틸콜린 분해 효소 기능이 억제되어서 근력 약화가 일시적으로 호전되는데 이 생리 현상을 이용하는 것이 얼음물 팩 검사이다. 검사 방법은 얼음물을 비닐이나 고무 주머니(흔히 수술용 고무 장갑)에 넣은 다음 약 2 분 이상 피부에 부착해서 근육을 차게 한 다음 증상의 변화를 관찰한다. 이 검사는 아무 약물도 투여하지 않고 쉽고 간단하게 시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효과가 국소적이기 때문에 주로 눈꺼풀 처짐 등 눈 증상이 현저한 환자에게만 적용할 수 있다(그림 5).
2. 전기생리학적 검사
NMJ의 기능 장애는 전기생리학적 검사로도 확인할 수 있는데 반복신경자극검사와 단섬유근전도검사가 여기에 속한다.
가. 반복신경자극검사
운동 신경을 최대초과 강도로 전기 자극하면 근육에서 복합근육활동전위 (compound muscle action potential; CMAP)가 관찰된다. 이 CMAP는 해당 신경이 지배하는 모든 근섬유의 활동전위를 합한 값인데 NMJ 기능이 정상이면 신경을 반복해서 자극하더라도 크기가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된다. 그러나 NMJ의 기능 장애가 있으면 신경을 초당 2-3 회로 반복해서 자극할 때 CMAP 진폭의 크기가 점점 감소한다(그림 6). 반복신경자극검사에서 선택하는 신경-근육의 조합과 전기 자극 빈도는 각 검사실 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보통 얼굴의 1-2개 근육, 손과 팔의 1-2개 근육, 그리고 어깨의 1개 근육에서 검사한다. 첫째 CMAP 진폭 크기에 비해서 4-5 번째 CMAP가 10%이상 점점 작아질 때 NMJ 기능장애가 있는 것으로 판정한다.
나 단섬유근전도검사
중증근무력증에서는 단섬유근전도검사가 반복신경자극검사 보다 양성율이 훨씬 높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바늘 전극을 직접 근육에 삽입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고 중증근무력증 아닌 다른 신경과 근육 질환에서도 흔히 양성 소견이 나타나서 감별 진단에 한계가 있다. 또한 우리나라 건강 보험에서는 급여가 안 되는 검사이기 때문에 모든 환자에게 필수적으로 시행하지는 않는다.
3. 혈청 항체검사
중증근무력증 환자의 혈청에서는 여러 자가 항체가 발견되지만 실제 병인과 직접 관련이 있다고 확인된 것은 AChR-ab와 MuSK-ab이다. AChR-ab는 검사 방법에 따라 결합 항체, 차단 항체, 그리고 조절 항체의 3 종류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은 결합 항체로서 우리나라에서도 측정할 수 있다. 차단 항체와 조절 항체는 우리나라에서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외국으로 검사를 의뢰해야 하는데 경비에 비해서 추가적인 진단 가치는 그리 크지 않다. MuSK-ab 역시 우리나라에는 시행하는 기관이 없어 외국에 의뢰할 수 밖에 없는데 주로 AChR-ab 음성 전신형 중증근무력증에서 관찰된다.
4. 가슴 전산화 촬영 (chest CT)
가슴 CT는 중증근무력증을 진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병이 확인된 환자에게 치료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서 필요한 검사이다. 흉선은 흉골 뒤에 숨어 있는 장기로서 흉선 종양이 있더라도 크기가 작으면 단순 가슴 X선검사에서 발견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가슴CT검사로 확인해야 한다(그림 7). 특히 성인 연령에서 발병한 중증근무력증 환자에서는 약 20-25%가 흉선종양이 발견되기 때문에 가슴CT가 필수 검사이다.
중증근무력증은 어떻게 치료하나?
중증근무력증의 치료 목표는 생명 보전과 완전한 정상 생활이다. 이 목적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에는 1)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서 복용하는 항콜린에스테라제(anticholinesterse: ACE), 2) 면역학적 손상 기전을 억제하기 위한 약물 치료, 3) 흉선 제거 수술, 4) 위기를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한 혈장교환술(plasma exchange: PE)과 사람면역글루블린 정맥 주사(IVIG) 등이 있다. 이와 같은 다양한 치료 방법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하고 어떤 순서로 적용할 지에 관해서는 일정한 원칙이 없고 임상 양상에 따라 환자 개인 별로 결정해야 한다.
항콜린에스테라제 (anticholinesterase; ACE)
ACE는 ACh 분해 효소인 콜린에스테라제 기능을 억제해서 중증근무력증 증상을 일시적으로 개선하는데 피리도스티그민 (pyridostigmine; PSG)이 대표적인 약이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PSG은 60 mg/tab 인 메스티논과 도스민으로서 하루 3-5회 혹은 3-6시간 간격으로 복용하는데, 일회 복용 용량은 환자의 나이, 증상의 정도 그리고 투약 반응에 따라 달라진다. PSG는 비교적 안전한 약물이지만 처음 투약을 시작할 때 복통과 설사 등이 나타날 수도 있고 입 주위가 조이는 느낌과 근육이 자발적으로 꿈틀거리는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부작용은 대부분 투여 용량을 줄이거나 복용 기간이 길어 지면서 차츰 적응하게 된다. 하지만 드물게 부작용 때문에 투약할 수 없는 경우도 있는데 특히 MuSK-ab 양성 환자에서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난다. 근본적으로 PSG는 중증근무력증의 치료제가 아니라 일시적으로 증상을 개선하기 위한 약이기 때문에 증상이 있는 모든 환자에서 일차적으로 투여한다. 드물게 PSG만으로 증상이 완전히 없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 많은 환자는 이 약만으로 완전 정상 생활(관해)을 유지하기가 어려운데 이럴 때는 다음과 같은 보다 근원적인 치료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2. 스테로이드와 면역 억제 약물
많은 중증근무력증 환자가 완전히 정상 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된 요인은 이 병이 자가 면역 질환이라는 사실이 규명되면서 스테로이드와 다양한 작용 기전의 면역 억제 약물을 치료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가. 스테로이드
스테로이드는 면역 치료제 중 가장 효과가 빠르고 신뢰성이 높으며 또한 경제적이어서 일차적으로 투약을 고려하는 약이다. 여러 스테로이드 계통의 약 중에서 중증근무력증 치료에 기준이 되는 약은 프레드니손과 프레드니솔론인데 우리나라에서는 프레드니손은 생산하지 않는다. 그러나 가끔 동일 역가의 덱사메타손이나 메칠프레드니솔론을 투여하는 경우도 있고 또 골다공증이 심하거나 대퇴골 무혈 괴사가 있을 경우에는 데프라자코트를 사용하기도 한다.
보통 프레드니솔론은 체중 1 kg 당 1 mg (보통 성인에서는 60 mg)을 매일 투여하기 시작하는데 이렇게 고용량을 투약하면 많은 환자에서 투약 초기 일시적으로 증상이 악화되고 전신 증상이 심한 환자에서는 호흡 마비까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전신 증상이 심한 환자에서 이 방법으로 치료를 할 때는 호흡 기능을 관찰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입원하는 것이 원칙이다. 투약 초기의 증상 악화를 피하기 위해서 치료 효과는 느리지만 스테로이드를 적은 량부터 서서히 증량하는 방법도 있다. 스테로이드 치료는 효과가 확실하고 빠르지만 장기간 복용해야 할 경우에는 항상 부작용을 고려하면서 투약해야 하는데 아침에 한번 혹은 격일로 투약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은 총 투여 용량과 관계가 있기 때문에 증상이 호전되면 가능한 빨리 투약 용량을 줄여야 하지만 너무 빨리 감량하면 중증근무력증 증상이 다시 나타날 수 있으니 증상의 변화를 자주 관찰하면서 감량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스테로이드의 흔한 부작용으로는 골다공증, 혈당 증가, 체중 증가와 비만, 손발의 부종, 고혈압, 녹내장과 백내장, 수면 장애와 정신 장애, 피하 멍 등이 있는데 드물게는 대퇴골두의 무혈 괴사 때문에 고관절 치환 수술까지 받기도 한다. 중증근무력증에서는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다가 완전히 중단할 수 있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최종 목표는 관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 용량을 계속 투약하는 것인데 우리나라 사람의 최소 유지 용량은 보통 하루 10 mg 내외이다.
나. 스테로이드를 제외한 면역 억제 약물
여기에 속하는 약은 스테로이드를 복용할 수 없거나 복용하는 스테로이드의 용량을 줄이기 위해서 주로 사용하는데 스테로이드와는 달리 대부분 증상의 변화에 따라서 용량을 세밀하게 조절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증상이 심한 중증근무력증에서 초기 치료 방법으로는 적합하지 않은데 그 이유는 치료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수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가끔 투약을 중단해야 할 심각한 부작용도 드물지 않고, 태아 기형의 가능성 때문에 젊은 여자에서는 가능한 투약을 피해야 한다. 현재 중증근무력증 치료에 이용하는 약은 여러 종류(표 1)인데 각 약물의 특성과 투약 방법, 그리고 부작용이 다르기 때문에 약을 선택하거나 변경할 때는 주치 의사와 자세히 의논해야 한다.
4. 흉선 절제술
흉선 종양이 발견되면 중증근무력증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수술로 제거해야 한다. 흉선 종양이 없는 중증근무력증에서 흉선제거 수술의 치료 효과에 관해서는 이견이 있지만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임상 관찰 보고가 더 많다. 일반적으로 흉선 종양이 없는 중증근무력증에서의 흉선제거 수술은 사춘기에서 50(혹은 55)세까지의 성인 발병 전신형 환자에서 시행하는데 발병 2-3년 이내에 하는 것이 경과가 더 좋다고 한다. 안형 중증근무력증과 MuSK-ab 양성 환자에서는 흉선 수술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며, 일반적으로 15세 미만의 어린아이도 흉선이 면역학적으로 활동하는 시기라는 점에서 수술을 권하지 않는다. 수술 방법으로 과거에는 가슴을 열고 흉골을 경유해서 흉선을 제거하였지만 최근에는 가슴에 별다른 수술 흔적을 남기지 않고 수술 후 합병증도 적은 비디오를 이용한 내시경 수술(VATS)을 선호한다.
5. 혈장교환술(plasma exchange; PE)과 사람면역글로블린 정맥주사(IVIG)
PE는 혈액에서 증상을 악화시키는 항체를 제거해서, 그리고 IVIG는 주로 항체의 활성도를 억제해서 중증근무력증의 증상을 개선한다. PE와 IVIG는 치료 며칠 만에 증상이 현저하게 호전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치료 효과의 유지 기간이 1-2개월로 짧다는 단점도 있다. 따라서 이 치료는 증상이 심해서 호흡 마비까지 진행될 수 있는 위급한 상황에서 주로 이용하는데 치료 경비가 만만치 않다는 문제도 있다. PE는 세균 감염과 혈전증의 위험성이 있고 IVIG의 부작용으로는 두통 및 비세균성 뇌수막염 그리고 파부 발진이 나타날 수 있지만 대부분 치료를 중단할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IVIG를 시작하기 전에 혈청 IgA 수치를 측정해야 하는데 그 이유는 이 수치가 낮은 환자에서 드물지만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과민 반응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증근무력증의 예후는?
중증근무력증은 유전성 질환이 아니며 잘 치료하면 환자의 약 70% 이상에서 소량의 약을 복용하거나 투약을 중단하고도 완전한 정상 생활이 가능하다. 또한 나머지 환자도 약 20-25%는 비록 증상이 계속 있지만 일상 생활은 가능한데 어떤 치료에도 잘 반응하지 않는 소위 말하는 난치성 중증근무력증은 비교적 드물다. 대부분 여성은 임신과 출산도 가능한데 단지 스테로이드를 제외한 면역 억제 약물은 태아 기형 의 위험성 때문에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생아 중증근무력증은 보통 AChR-ab가 높은 여자의 신생아에서 드물게 나타나는데 대부분 출생 2-3주 안에 저절로 회복된다.